‘탄핵 굿즈’ 좌판까지 등장…집회서는 ‘아군 식별용’으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8일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인 안국역 5번출구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탄핵 굿즈’와 ‘탄핵 저서’를 판매하고 있다. 이재희 기자.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탄핵굿즈’ 인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장기화하면서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태극기, 집회 구호 등을 활용한 ‘탄핵 굿즈’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집회 분위기가 격해지면서 이 굿즈를 통해 서로 ‘아군 식별’을 하는 분위기도 팽배해지고 있다.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곳곳에는 ‘반탄(탄핵 반대) 굿즈’ 좌판이 벌어졌다. 태극기, 성조기, 특정 문구를 담은 뱃지 뿐만 아니라 윤 대통령과 관련된 책까지 다양했다. 한 좌판에서는 “이 책의 수익금은 서부지방법원 난입, 구속자들에게 영치금으로 기부된다”는 문구를 내걸고 지난 2월 출간된 ‘윤석열의 선택’을 판매하고 있었다. 판매자는 “지난달부터 매일 헌재로 출근해 책을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켠에서는 2021년에 발간된 ‘구수한 윤석열’이라는 책이 판매되고 있었다. 판매자는 “3개월 전부터 대통령 한남동 관저 앞, 광화문 등 집회 현장을 찾아다니며 책을 팔아왔다”며 “초판을 1만 부 정도 인쇄해놨는데 다 팔렸다”고 말했다.

탄핵 촉구 집회 현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15일 주말 찬탄 집회 현장에서는 A(56) 씨가 자신이 직접 저술하고 출판한 탄핵 관련 책을 판매하고 있었다. A 씨는 “계엄 사태 이후로 역사와 민주주의의 한 장면을 직접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 지난 12월부터 쓰기 시작해 이번 달에 발간했다”며 “현재까지 1500~2000부 정도 팔았다”고 말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탄핵 굿즈가 일종의 ‘아군 표시’ 용도로 활용되고 있었다. 한 집회 참여자는 “현장에 침투한 좌파들을 식별하기 위해 ‘스탑더스틸(Stop The Steal)’ 뱃지, 태극기 혹은 성조기 스티커를 달고 있는지 유심히 지켜본다”며 “집회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탄핵 굿즈를 착용한 드레스코드가 이제는 상식”이라고 말했다.

이런 탓에 온라인상에서는 탄핵 굿즈를 파는 온라인 쇼핑몰이 성행하고 있다. ‘멸공’이란 단어를 넣어 쇼핑몰을 개설한 한 스마트스토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구호 ‘Make America Great Again’을 모티브로 한 ‘Make Korea Great Again’이 프린팅된 모자가 판매되고 있었다. 이 문구를 활용한 핀버튼과 뱃지, ‘멸공봉’도 판매 리스트에 올라와 있었다. 한 종합 온라인쇼핑몰에서도 ‘탄핵 응원봉’이 월간 베스트 5위에 오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었다. 탄핵 굿즈 쇼핑몰 관계자는 “수익을 구체적으로 얘기해줄 수 없지만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노지운·이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