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미군 기지 ‘캠프페이지’ 개발 놓고 강원도-춘천시 갈등 확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기자간담회 하는 여중협(사진 왼쪽 세 번째) 강원도 행정부지사.

도 "상업지구로 변경 개발은 상위법령 위반 문제"
시 "공모 선정 후 행정 절차 이행과정 적법 절차"

춘천=글·사진 이성현 기자



강원 춘천시 도심 한복판에 있는 옛 미군 부대(캠프페이지)의 일부 부지를 공원에서 상업지구로 변경해 개발하는 방안을 놓고 강원도와 춘천시의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여중협 강원도 행정부지사는 19일 도청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하고 "캠프페이지는 오랜 기간 시민과의 논의·숙의를 거쳐 공원구역으로 확정한 공간"이라며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지역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 등 상위 법령이나 발전종합계획 변경 없이 추진하려는 춘천시의 개발 계획은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여 부지사는 "2019년 캠프페이지 전체 부지를 공원으로 확정 후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만큼 이 도시계획을 변경하려면 같은 수준의 의견수렴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캠프페이지 일부를 상업지역으로 변경해 개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춘천시의 ‘도시재생 혁신지구 공모사업’ 신청에 대해 도가 반대를 명확히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갈등의 핵심은 캠프페이지 내 공원 부지를 일부 상업 지역으로 변경하는 문제다. 춘천시는 도심 한복판에 18년째 허허벌판으로 남아있는 캠프페이지 부지 58만㎡ 중 12만7000㎡에 상업지역과 컨벤션센터가 포함된 복합용지와 어울림마당, 소공원, 도로를 만드는 도시재생 지구의 기본 골격을 만들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국토교통부에 도시재생 혁신지구 공모사업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시는 오는 5월 공모에 재도전할 방침이었다. 앞서 도는 춘천시의 지난해 공모 과정에서도 같은 이유로 국토부에 반대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춘천시는 이에 대해 공모 선정 후 행정 절차가 이행되는 과정은 적법하다고 판단된다며 도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춘천시는 이날 입장문 통해 "시는 현재 갈등과 관련된 시민들의 피로도가 누적된 상황에서 이제는 지방행정의 성숙도를 재고할 때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별적인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기보다 시정의 원칙과 방향을 유지하며 차분하게 대응하겠다"며 "절차상 하자는 없으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강원도와 협력해 원활한 행정절차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