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C, 제주 4·3사건-산림녹화 기록물 세계기록유산 등재 권고

제주 4·3 사건과 산림녹화 관련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제주 4·3사건 기록물’과 ‘산림녹화 기록물’에 대해 등재를 권고했다고 19일 유네스코가 밝혔다.

제주 4·3사건 기록물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에서 약 7년간 이어진 무력 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발생한 주민 피해를 다뤘다. 재판 기록, 언론 자료, 피해 조사 기록, 피해자 진술, 현기영의 소설 ‘순이 삼촌’ 등이 포함됐다. 산림녹화 기록물은 6·25 전쟁으로 인해 황폐해진 국토를 민관이 함께 재건했던 경험을 정리한 기록물이다. 산림 복구를 위해 작성한 각종 공문서, 사진, 홍보물 등 약 9600건이 포함됐다.

두 건이 등재되면 한국의 세계기록유산은 총 20건으로 늘어난다. 한국은 1997년 훈민정음(해례본)과 조선왕조실록의 등재를 시작으로 직지심체요절, 조선왕조 의궤 등을 목록에 올렸다. 이날 IAC가 등재 권고한 74건 중에는 일본의 ‘사찰 조조지 소장 3종 불교 성전 총서’도 있다. 조조지 불교 성전은 중국 남송(12세기)·원나라(13세기) 시대, 한국 고려 시대(13세기) 때 대장경 목판으로 찍은 불교 인쇄물이다. 일본 정부는 2021년과 2023년에 해당 기록물의 등재를 시도했지만 모두 기각됐으며 일각에서는 ‘다른 나라의 유물을 등재하려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세계기록유산은 원칙적으로는 다른 나라에서 기원한 기록물을 신청할 수 있다. 최종 등재 여부는 4월 열리는 유네스코 집행 이사회에서 결정된다.

장상민 기자 joseph03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