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거래허가구역 혼선’ 고개숙인 오세훈… ‘사즉생·독한 삼성인’ 주문한 이재용 [금주의 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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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view - 금주의 인물

1. 해제뒤 집값 급등에 “송구” 오세훈 서울시장

오세훈 서울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해제 후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데 대해 지난 19일 사과했다.

오 시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서울시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관련 브리핑’에서 “지난 2월 12일 토허구역 해제 이후 강남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는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이로 인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만, 오 시장은 토허구역 해제는 자신의 철학에 따른 조치였다고 항변했다. 그는 “저는 여전히 주택 시장이 자유시장 원리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토지거래허가제는 시장 기능을 왜곡할 수 있는 ‘극약 처방’에 해당하기 때문에 한시적으로 제한된 범위에서만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토허구역 해제 당시는 가격 급등기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와 서울시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6개월간 토허구역을 기존 해제했던 ‘잠삼대청’(서울 송파구 잠실동, 강남구 삼성·대치·청담동)에 대한 재지정과 함께 강남·서초·송파·용산구 등 4개 구 전체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2. ‘삼성 위기론’ 돌파 메시지 이재용 회장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 문제다. 경영진부터 철저히 반성하고 ‘사즉생(死卽生·죽기로 마음먹으면 산다는 뜻)’의 각오로 과감하게 행동할 때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 위기론’을 돌파하기 위해 던진 강도 높은 메시지가 주목을 끌었다. 21일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말부터 계열사 전 임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삼성다움 복원을 위한 가치 교육’ 세미나에서 영상을 통해 이러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사업부별 문제를 조목조목 짚는 통렬한 비판과 함께 ‘독한 삼성인’이 될 것을 주문했다.

지난 2020년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5년간 삼성을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이 회장이 그간의 조용한 행보를 깨고 이례적으로 강도 높은 메시지를 냈다.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항소심 재판에서 19개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사법 리스크의 족쇄를 벗은 이 회장이 실추된 초격차 경쟁력 확보를 위한 쇄신에 나서는 신호탄으로 재계는 받아들이고 있다.

이 회장은 전날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를 찾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회동을 가지기도 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

3. “전공의 대안없는 투쟁”일침 강희경 서울대 의대 교수

의료 개혁에 저항하고 있는 강경파 사직 전공의와 의대생의 투쟁 방식이 정의롭지 않다고 비판한 강희경 서울대 의대 소아청소년과 교수 등 4인의 성명이 의료계 안팎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난 17일 성명에 참여한 강 교수는 미복귀 전공의·의대생들에게 “현재의 투쟁 방식과 목표는 정의롭지도 않고, 사회를 설득할 수도 없다”면서 의료 현장으로 돌아올 것을 촉구했다. 강 교수 등은 “의료 시스템 개선을 위한 로드맵도, 설득력 있는 대안도 없이 1년을 보냈다”며 “오직 탕핑(편하게 드러눕는다)과 대안 없는 반대만이 있을 뿐”이라고 짚었다. 의료 공백 피해에 대해선 “사직과 휴학은 여러분 스스로 선택한 일”이라며 “진짜 피해자는 지난 1년 동안 외면당하고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 그들의 가족들”이라고 말했다.

강경파 의사들은 이들에 대해 ‘소수 의견’ ‘내부 갈등 조장세력’이라고 비난했다. 강 교수의 페이스북은 성명을 올린 게시물에 인신공격성 댓글 수백 개가 달리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을사 사적’으로 지칭하는 비난도 다수였다. 반면 환자들은 ‘참스승’이라고 평했다. 환자단체는 “어렵게 용기 냈는데 의료계에서 공격당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응원을 보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4. 전영오픈 왕좌 2년만 복귀 ‘셔틀콕 여제’ 안세영 선수

안세영(삼성생명)이 세계 최고의 배드민턴 대회 전영오픈의 여왕 자리를 2년 만에 되찾았다.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17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에서 끝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전영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2위 왕즈이(중국)를 2-1로 누르고 정상에 올랐다. 전영오픈은 1899년 출범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권위 있는 대회다. 안세영은 2023년 전영오픈에서 처음 우승을 차지했고 2년 만에 왕좌에 복귀했다. 안세영은 우승 직후 왕관을 머리에 쓰는 듯한 모습을 보인 후 “I’m a Queen Now”(이제 내가 여왕이다)라고 외쳤다. 안세영은 “2년 전엔 우승할지 모르고 우승했다면 이번엔 마음먹은 대로 한다면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자신 있게 했다”며 “자신감이 찬 만큼 왕관 세리머니가 하고 싶었다. 영국인 만큼 ‘퀸’처럼 한번 해봤다”고 설명했다.

안세영은 2024 파리올림픽 여자단식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배드민턴 여왕으로 공인받았으나, 무릎 부상 탓에 지난해 하반기에 주춤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선 20연승 행진, 그리고 국제대회 4개 연속 우승이라는 위업을 달성하며 다시 세계 최강의 모습을 뽐내고 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5. ‘상품권 스캔들’ 퇴진 위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가 취임 6개월 만에 중의원 선거 참패에 이어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자민당 초선 중의원들에게 상품권을 배포한 ‘상품권 스캔들’로 지지율이 정권 운용이 어려운 20%대로 떨어진 것이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지난 15∼16일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지난달 대비 14%포인트 급락한 2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마이니치(每日)신문 여론조사에서도 이시바 내각의 지지율은 23%였다. 지난해 10월 내각 출범 초에는 46%로 시작했던 이시바 내각 지지율은 중의원 선거 참패 후 30%대 안팎을 유지해왔다.

최근 지지율 폭락은 지난 3일 이시바 총리가 도쿄(東京)총리 공관에서 자민당 중의원 초선 의원 15명과 간담회를 하면서 비서를 통해 1인당 10만 엔(약 98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나눠준 사실이 폭로됐기 때문이다. 이시바 총리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법적 문제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중의원 선거 참패 원인이 비자금 문제였다는 점에서 자민당 정치 행태에 부정적 여론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 등 전임 총리들의 상품권 전달 관습도 확인돼 후폭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