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라이벌’ 체포에 시민 반발… 경찰 강경진압

튀르키예 정국 혼돈… 곳곳 충돌

영구 집권을 노리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라이벌 숙청’ 시도에 튀르키예 정국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튀르키예 전역에서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경찰은 시위대 강경 진압에 나서는 등 곳곳에서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20일 AFP통신에 따르면 튀르키예 경찰은 이스탄불 시청에서 열린 항의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시위대를 향해 고무탄과 최루탄을 발사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이마모을루 시장 체포 후 4일간 집회를 금지하고 SNS 접속도 막았지만, 수도 앙카라와 최대도시 이스탄불을 비롯해 전역에서 이틀째 시위가 계속되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이마모을루 시장도 지지자들을 향해 시위를 촉구하고 있어 충돌은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이날 변호사를 통해 X에 게재한 글에서 “(판사들과 검사들은) 사법부를 망치는 자들에 맞서 일어나 행동하라”며 “침묵할 수도 없고, 침묵해서도 안 된다”고 촉구했다.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이마모을루 시장은 지난해 3월 지방선거에서 ‘정치 1번지’인 이스탄불 시장 재선에 성공해 에르도안 대통령의 장기집권에 맞설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23일 CHP의 2028년 대통령 선거 후보로 지명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 19일 이마모을루 시장을 비롯해 CHP 소속 정치인 7명을 지방선거 당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 등과 협력한 혐의로 체포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