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문신하면 갱단 취급…추방자 선별 논란에 美 국경 차르 “모두 테러리스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1일 미국에서 엘살바도르로 추방된 아들의 소식을 들은 한 모친이 아들의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톰 호먼 미국 국경 담당 차르가 베네수엘라를 기반으로 한 범죄 단체 ‘트렌 데 아라과(TdA)’와 무관한 이들까지 조직원으로 지목해 베네수엘라 국적자 200여 명을 엘살바도르로 추방했다는 주장을 23일(현지시간)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불법 이민자 대규모 추방 작전을 도맡아온 호먼은 이날 ABC와의 인터뷰에서 "(추방 대상자를 태운) 그 비행기에는 모두 테러리스트로 지목된 사람"이라며 "비행기에 탑승한 베네수엘라 이민자는 범죄 수사, 정보 보고서, 이민세관단속국(ICE) 업무를 근거로 전원이 TdA 구성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갱단원 중 범죄 경력이 없는 사람도 있다"며 "그것은 수많은 테러리스트가 테러리스트 데이터베이스에 없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에 있던 베네수엘라 국적 200여 명을 엘살바도르로 추방하면서, "이들이 국제 마약 밀매, 폭력 집단인 TdA와 연관돼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추방 이후 일부 추방 대상자의 변호인들은 미 이민 당국이 특정 문신을 한 이들을 갱단원으로 간주, 추방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갱단원 확인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프로 축구선수였던 레예스 바리오스는 스페인 프로축구 명문팀 레알 마드리드의 로고를 본뜬 문신을 새겼다는 이유로 추방됐다고 그의 변호인이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이 나오자 호먼은 구체적 사례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우리는 이(추방) 일을 하는 사람들을 믿어야 한다. 그들은 다양한 법 집행 방식을 통해 이 사람들을 TdA 구성원으로 지목했다. 이 문제는 소송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호먼은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의 제임스 보스버그 판사가 이번 추방 조치에 제동을 건 데 대해서도 "판사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며 "우리는 계속 공공안전과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을 체포하고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