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금연장’ 이마모을루, 야당 대선후보 최종선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이마모을루 구금반대 시위 23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의 구금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경찰이 쏜 최루탄이 터지는 상황에서 튀르키예를 세속주의 민주공화국으로 만든 초대 대통령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의 얼굴이 그려진 튀르키예 국기를 들고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 연합뉴스

에르도안에 정면대결 선언

튀르키예 제1야당인 공화인민당(CHP)이 부패 등의 혐의로 구금된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을 당의 2028년 대선 후보로 선출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영구 집권을 위해 정치적 라이벌을 제거하려 한다며 국내외 비난이 커지는 가운데 야당이 정면 대결을 선언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23일 BBC 등에 따르면 CHP는 이날 대선 후보를 지명하기 위한 내부경선(예비선거)에서 1500만 명이 투표에 참여해 이마모을루 시장을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고 발표했다. CHP는 약 1500만 명이 전국 투표소로 몰려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1500만 표 중 당원 160만여 명을 제외한 1321만1000표는 비당원들이 연대의 뜻으로 투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스탄불에서 열린 예비선거 후 외즈귀르 외젤 CHP 대표는 “이마모을루 시장이 당원뿐 아니라 대중들로부터도 광범위한 지지를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며 “이번 투표 결과는 조기 대선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마모을루 시장은 변호사를 통해 “기록적인 투표율에 매우 기쁘다”며 “사람들이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이제 그만할 때’라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마모을루 시장 체포와 구금을 놓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선 3년 전에 정치적 라이벌을 제거하려는 것이라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이를 규탄하는 반정부 시위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특히 법원이 이날 이마모을루 시장의 구금 연장 결정을 하면서 시위가 전국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AFP통신은 “전국 81주 중 최소 55주에서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내무부는 전날 하루 동안 이스탄불에서만 시위 관련으로 323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튀르키예를 22년간 통치해 온 에르도안 정부에 대한 반발이 확대하는 징후가 포착된다”며 “지난 2013년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 이후 폭력적인 탄압이 이어졌을 때와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