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 우려 속 ‘3월 소비자신뢰지수’ 25일 발표… 경기논쟁 분수령[조해동의 미국 경제 읽기]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 조해동의 미국 경제 읽기

미국 경기 논쟁이 격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경제 관련 심리 지표는 급락세를 보이고 실물 지표도 다소 나빠지고는 있지만, 침체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라는 평가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이 오는 4월 2일(현지시간) 주요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 관세를 부과할 예정인 상황에서, 상호 관세 부과 전인 25일 발표될 콘퍼런스보드(CB)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는 1월보다 7.0포인트 하락한 98.3이었다. 2021년 8월 이후 가장 낙폭이 컸고, 시장 전망치(102.5)도 밑돌았다. 최근 미국 미시간대가 발표한 3월 소비자심리지수(잠정치)도 57.9로 2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최근 미국 소비자 심리가 악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향후 물가 상승률이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측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미국 미시간대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1년 후 기대 물가상승률은 3월 기준으로 4.9%에 달한다. 1월(3.3%)과 비교하면 두 달 만에 1.6%포인트나 급등한 것이다. 향후 물가 상승에 대한 두려움이 미국 소비자 심리를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의 실물 지표가 매우 나쁜 편은 아니다. 2월 미국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5만1000명 증가해 전망치를 밑돌았고, 실업률도 4.1%로 소폭 상승하기는 했다. 그러나 침체를 논할 정도로 나쁘지는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하면서 1월(3.0%)보다는 상승률이 낮아졌다.

경제 관련 심리 지표와 실물 지표의 움직임이 엇갈릴 때는 실물 지표를 중시하는 것이 상식이다. 심리 지표는 언제나 변할 가능성이 있지만, 실물 지표는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 경제를 해석할 때는 심리 지표의 중요성도 과소평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 미국 경제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70% 정도인데, 소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심리 지표이기 때문이다. 25일 발표될 CB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미국 심리 지표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게 해줄 첫 번째 척도가 되고, 미국 경기 논쟁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