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에서 노래가 나왔다”...정태춘·박은옥 13년 만에 12집 앨범 발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정태춘·박은옥이 25일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열린 데뷔 45주년 문학 프로젝트 ‘노래여 벽을 깨라’ 기자간담회에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문화예술기획 봄 제공

정태춘·박은옥이 새 창작곡들로 꾸린 12집 정규 앨범을 발매한다.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 이후 13년 만의 새 음반이다.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에서 정태춘·박은옥의 데뷔 45주년 문학 프로젝트 ‘노래여 벽을 깨라’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가수 정태춘, 박은옥, 문학평론가 오민석, 문화평론가 김창남 등이 참석했다. 진행은 미술평론가 김준기가 맡았다.

문학 프로젝트는 앨범 발매, 콘서트 투어, 시집과 붓글집 출판, 붓글 전시로 구성된다. 가장 먼저 12번째 정규 앨범 ‘집중호우 사이’를 다음달 음원으로 공개하고 이어 CD와 LP로도 발매할 예정이다. 모두 10곡을 담았다.

정태춘은 지난 2022년 데뷔 40주년을 맞아 제작했던 본인의 다큐멘터리 음악 영화 ‘아치의 노래, 정태춘’ 인터뷰에서 "이제 더 이상의 새 노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그때 인터뷰 내용이 무색하게 새 노래를 들고 왔다. 정태춘은 "내 안에서 노래가 나왔고 그것을 들려주고 싶었다. 정말 좋은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 하나뿐이었다"며 이번 앨범을 발매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태춘은 수록곡 ‘도리 강변에서’와 ‘집중호우 사이’를 불렀다. 이어 박은옥과 함께 ‘92년 장마, 종로에서’를 열창했다.

박은옥은 이번 앨범을 두고 "드라마는 20대부터 60대까지 아울러 감정을 전하고 사람 마음을 흔들 수 있는데 노래는 그게 안 되는 것 같다"며 "그렇지만 우리 팬클럽을 보면 고등학생, 대학생도 있다. 소수의 사람들이지만 그들에게 친구처럼 힘이 되고 응원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평론가 김창남과 오민석도 앨범에 대한 평가를 남겼다. 김 평론가는 "요즘 대중음악을 보면 굉장히 감각적으로 반응하고 자극하는 것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런 가운데 정태춘의 새 음반에 실린 노래들은 그런 식으로는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주류 대중음악과 달리 원초적인 의미를 가진 노래"라고 호평했다. 오 평론가 역시 "한국 대중가요의 역사상 가장 높은 수준의 문학적 성취를 보여준 음반"이라고 극찬했다.

정태춘·박은옥은 오는 5월 17일 부산을 시작으로 24일 대구, 6월 7일 울산, 17일부터 23일까지 서울에서 순회 콘서트 ‘나의 시, 나의 노래’로 관객을 만난다. 이번 공연에서는 ‘시인의 마을’, ‘촛불’, ‘떠나가는 배’ 등 그의 대표곡과 ‘집중호우 사이’, ‘민들레 시집’ 등 새 앨범 수록곡을 포함해 20여 곡을 만날 수 있다.

오는 5월에는 정태춘의 노래 시집 ‘집중호우 사이’와 붓글집 ‘노래여, 노래여’가 출간되며, 6월에는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그의 붓글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가 열린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