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뒤 5000만원”… 최고금리 9%대 ‘청년적금’ 흥행

■ ‘목돈 마련’ 청년도약계좌 개설 180만개 돌파

기본 4.5%부터 6.0%까지 가능
올해부터 정부기여금 확대 지급
실제 납입액만큼 매칭한도 늘려
2년 유지땐 부분 인출 서비스도

#1. 지난 2023년 7월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한 A(26) 씨는 매달 월급의 일정 금액을 청년도약계좌로 자동이체 되도록 해 다른 예·적금보다 우선순위에 두고 저축하고 있다. 초반에는 주식이나 코인 등에 투자하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목돈 마련이 뒤처질까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반드시 5년을 채우겠다는 의지로 2년 가까이 저축하고 있다. #2. 이직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B(30) 씨는 청년도약계좌를 통해 안정되고 계획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B 씨는 그동안 모은 목돈을 지키기 위해 지난해 3월 청년도약계좌에 가입해 1년 이상 저축하고 있다. 고정수입이 없는 상황에서도 매월 저축을 하다 보니 계획적으로 소비하고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습관을 얻게 됐다.

청년층의 종잣돈 마련을 지원하기 위한 청년도약계좌가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26일 서민금융진흥원(서금원)에 따르면 청년도약계좌가 운영되기 시작한 2023년 6월 이후 305만1000명이 가입을 신청해 182만3000명이 계좌를 개설했다. 최근에는 은행 예·적금 금리가 연 2∼3%대로 떨어지면서 더욱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금원에 따르면 이달 4일부터 19일까지 15만3000명이 청년도약계좌 가입을 신청했다. 신청자 수는 올해 1월(16만8000명)과 2월(22만3000명)에 비해 조금 줄었지만, 6만 명 수준이었던 지난해 10∼12월에 비하면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청년 목돈 형성 돕는 정책금융상품 = 청년도약계좌는 만기 5년 동안 매월 70만 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하면 약 5000만 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도록 설계된 정책 금융상품이다. 청년층의 중장기적인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마련된 상품으로, 정부 기여금이 지급되며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혜택도 주어진다.

가입 대상은 만 19∼34세 청년이며, 계좌 개설일을 기준으로 연령이 산정된다. 소득 기준은 직전 과세기간 총급여액 7500만 원 이하이고 종합소득 과세표준에 합산되는 종합소득금액이 6300만 원 이하여야 가입할 수 있다. 가구원 수별 중위소득 기준의 250% 이하에도 해당해야 한다.

금리는 최고 연 6.0%를 받을 수 있다. 현재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기준, 기본금리는 4.5%이며 소득 우대금리는 0.5%다. 여기에 급여 이체, 카드 실적 등 조건을 충족하면 최대 1.0%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기본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은행들은 우대금리를 높여 최고 연 6.0%를 제공하고 있다. 소득 우대금리는 연 소득이 2400만 원 이하이거나, 종합소득 또는 연말정산 사업소득이 1600만 원 이하인 경우 받을 수 있다.

◇정부 기여금 확대 = 정부 기여금과 비과세 혜택을 고려하면 실질금리는 더 높다. 올해부터는 정부 기여금이 늘어나면서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금융위원회는 가입자가 실제로 납입한 만큼 기여금을 매칭해 받을 수 있도록 매칭 한도를 납입 한도까지 확대했다.

기존에는 가입자가 월 70만 원을 납입해도 40만 원까지만 기여금이 지급돼 월 2만4000원을 받았다. 올해 1월부터는 매칭 한도 확대 구간(40만∼70만 원)에 기여금이 추가로 지급돼 월 3만3000원의 기여금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가입자가 만기에 받는 금액도 최대 60만 원까지 증가해 연 9.54% 적금에 가입한 것과 같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정부 기여금은 가입자의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많이 지급된다. 소득 구간에 따라 △3만3000원(총급여 2400만 원 이하) △2만9000원(총급여 3600만 원 이하) △2만5200원(총급여 4800만 원 이하) △2만1000원(총급여 6000만 원 이하) 등 기여금 구간도 나뉘어 있다. 계좌 개설 후 1년마다 유지심사를 거쳐 정부 기여금 비율을 재산정한다.

아울러 3년 이상 가입을 유지하면 중도에 해지하더라도 비과세 혜택과 기여금을 일부(60%) 지원받을 수 있다. 가입 유지 기간이 2년 이상이고 납입액이 800만 원 이상인 가입자에게는 개인신용평가점수가 5∼10점 이상(NICE평가정보·코리아크레딧뷰로 기준) 가점이 자동 부여된다. 2년 이상 가입을 유지할 경우 납입 원금의 40% 이내에서 중도인출할 수 있는 ‘부분인출서비스’도 올해 하반기 중에 시행된다.

매달 가입 신청 기간에 청년도약계좌 취급은행에 신청서를 제출하면 서금원에서 약 2주간 심사를 거쳐 계좌가 개설된다. 통상 매달 초부터 중순까지 가입신청이 진행된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기업·부산·경남·광주·전북은행·iM뱅크 등의 모바일 앱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여러 은행에 복수의 계좌를 둘 수 없고 한 은행에서만 가입할 수 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