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민들 “챙겨줘서 너무 다행”
기업·단체 긴급 구호물품 쇄도
의성=박천학, 산청=이재희·박영수 기자
전국 곳곳에서 발생한 산불이 역대급 피해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대피 주민과 산불진화대원들을 지원하기 위한 자원봉사자와 기업·단체의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오후 주민 임시 대피소인 경북 의성군 의성읍 종합체육관에는 13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고령자가 대부분인 이재민들의 손발이 되고 청소도 해 주며 분주하게 움직였다. 의성 임시 대피소에는 이재민 160여 명이 머물고 있는데, 특히 60여 명은 지역 요양원에서 급히 대피한 고령의 환자들이다. 자원봉사자들은 대피 주민들을 위해 음료, 라면, 이불, 매트, 구호물품 등을 배달하고 급식도 지원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강모(여·69) 씨는 “자원봉사자들의 보탬으로 의성군민을 비롯해 산불진화대원 모두 힘을 내 산불을 떨쳐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와 의성군 새마을협의회 등 각지에서 온 자원봉사자들은 점곡면체육센터, 의성고교 체육관 등 의성 대피소 5곳(1400여 명)에서 330여 명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산불진화대원, 소방관 등이 있는 의성군 임시 청사 현장지휘부 등에서도 급식 차량 5대로 진화대원들의 식사를 책임지고 있다.
뜬눈으로 밤을 새운 이재민들은 자원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정동마을 주민 김모(72) 씨는 “옷이나 먹을거리 하나 챙겨 나오지 못했는데, 이곳에서 그나마 식사와 생활을 챙겨주는 사람들이 있어 너무 다행”이라고 말했다.
경남 산청군 단성중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산청산불 임시대피소와 시천면 지리산곶감유통센터에 마련된 산불 통합지휘소에도 이재민과 진화대원을 돕기 위한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이 끊이지 않았다. 지난 23일부터 4일째 묵묵히 봉사하고 있는 지철수(57) 씨는 “안타까운 마음에 힘든 줄도 모른다”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이 정도밖에 없어 애가 탄다”고 말했다. 산불 이재민 대피소 등에는 기업과 단체의 구호물품과 기부가 쇄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