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알렉산드라 이알라가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WTA투어 마이애미오픈 8강전에서 날렵하게 공을 리턴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마이애미오픈 8강서 2-0 완승
필리핀 선수로는 첫 4강 진출
32강에선 세계 5위 키스 격파
‘흙신’ 나달 아카데미 출신 선수
알렉산드라 이알라가 필리핀 선수로는 처음으로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4강에 진출했다.
2005년 5월 23일생인 이알라는 2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마이애미오픈(총상금 896만3700달러) 단식 8강전에서 세계랭킹 2위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를 2-0(6-2, 7-5)으로 꺾었다. 이알라는 세계 140위이며, 와일드카드를 부여받아 출전했다. 이알라는 3회전(32강)에선 올해 메이저대회 호주오픈 우승자인 세계 5위 매디슨 키스(미국)를 2-0(6-4, 6-2)으로 눌렀다.
이알라는 필리핀 테니스사에 이정표를 남기고 있다. 필리핀 선수로는 처음으로 세계 10위권에 승리를 거뒀고, WTA투어 4강에 올랐다. 이알라는 이번 대회를 마치면 세계 100위권에 진입할 예정이며, 그렇게 되면 역시 필리핀 선수로는 처음으로 톱100에 이름을 올린다. 이알라는 2021년 WTA투어에서 첫 승을 거뒀고, 2022년엔 US오픈 주니어부 우승을 차지했다. 모두 필리핀 선수로는 처음이었다.
라파엘 나달(왼쪽부터), 알렉산드라 이알라, 이가 시비옹테크가 2023년 라파엘나달아카데미 졸업식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알라 SNS
이알라는 8강전 직후 “(나달, 시비옹테크와 함께 사진을 찍었던) 2년 전 그 아이와 지금의 나는 다를 게 없다고 생각하는데, 시비옹테크처럼 훌륭한 선수와 겨루다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조금 전까지 어떻게 경기를 치렀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알라는 2회전에선 세계 25위 옐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를 제압했다. 오스타펜코, 키스, 시비옹테크는 모두 메이저대회 우승자. WTA투어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한 선수가 메이저대회 챔피언 3명을 연파한 것은 2023년 윔블던의 엘리나 스비톨리나(우크라이나)에 이어 이알라가 2번째다.
이준호 선임기자 jh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