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당정역 34㎞ 지하화”… 수도권 7개 시·구 ‘재도전’

■ 지난 공모 낙방… 5월 재접수

안양이 정부에 첫 제안했지만
부산·대전·안산만 사업 선정

12월 국토부 종합계획 발표
지자체 상부개발 전략 주력
집회 열고 건의문 제출나서

안양=박성훈 기자 pshoon@munhwa.com

지난 2월 정부의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 대상지 선정에서 낙방한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수 준비에 한창이다. 올해 말 수립될 예정인 철도 지하화 관련 종합계획에는 반드시 이름을 올리겠다는 각오로 저마다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사업 제안서를 가다듬고 있다.

28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서울 금천·구로·동작·영등포·용산구와 경기 안양·군포시 등 경부선이 놓인 7개 시·자치구는 서울역에서 당정역까지 총 34.7㎞(연계노선 포함) 길이의 지상 철도를 지하화하는 사업을 국토부의 종합계획에 반영하기 위해 연구 용역 및 사업 제안 등 준비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국토부가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 지역을 선정하기로 하고 관련 지침을 내놓자 공동 건의문을 제출하는 등 사업 시급성과 필요성을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하지만 지난달 19일 대통령 권한대행이었던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 대상지로 부산·대전·경기 안산시 등 3곳만 발표하면서, 사업 제안에 나선 대다수 지자체가 상실감에 빠졌다. 가장 두드러지게 실망한 지역은 안양시다. 2012년 7개 지자체의 의견을 모아 ‘경부선 지하화 추진 협의회’ 구성을 주도하고 정부에 관련 사업을 처음 건의한 곳이 안양시이기 때문이다. 지난 13일에는 주민 400여 명이 1호선 안양역 앞에 모여 정부 결정에 반발하는 집회를 열기도 했다.

안양시 등 7개 지자체는 오는 12월 국토부가 발표할 예정인 철도 지하화 사업 종합계획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안양시는 경부선 지하화 계획과 관련해 상부개발 전략 수립 용역을 추진하는 한편, 오는 5월 국토부에 제출할 사업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2010년 공약사업으로 시작해 추진한 우리 시의 오랜 노력과 56만 안양시민의 염원을 담아 안양시의 경부선 철도 구간의 지하화 종합계획 반영을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산구도 지난달 28일 국토부와 서울시에 경부선과 경원선을 철도 지하화 선도사업으로 지정하고, 향후 철도 지하화 종합계획에도 반영해 달라는 내용의 건의문을 제출했다.

하지만 철도 지하화 사업 추진에 난관이 적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경부선 지하화에만 2022년 9월 기준 약 15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만큼 사업비 부담이 만만치 않고, 철도 지하화 사업을 두고 정부의 성향에 따라 입장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철도 지하화는 과거 문재인 정부에선 진척을 보지 못하다 윤석열 정부 들어 급물살을 탔다”며 “현재 조기 대선 가능성이 있고, 정권이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사업의 정상 추진 여부도 불투명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