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처럼… 삼성 ‘인증 중고폰’ 오늘부터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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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체 품질 검사로 최상급 선별
갤S24, 최대 64만원 저렴해져
AS 보증 2년·7일내 환불 가능

현대차그룹 ‘인증 중고차’사업
5월부터 시장 점유율 제한 풀려

삼성전자가 31일 인증 중고폰 판매에 나섰다. 현대자동차그룹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중고 시장에 속속 뛰어들면서 관련 시장의 저변 역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대형 제조사가 시장에 직접 뛰어들고 있어 중고 제품의 품질이나 신뢰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지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삼성닷컴을 통해 ‘갤럭시 인증 중고폰’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중고 스마트폰을 파는 것은 처음이다. 삼성전자가 취급하는 인증 중고폰은 온라인 구매 후 7일 내 단순 변심·개봉 등으로 반품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가운데 자체 품질 검사를 거쳐 최상위급으로 판정한 제품이 주요 대상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갤럭시S24’ 시리즈 자급제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해당 시리즈 출고가가 115만5000∼212만7400원이었다면, 인증 중고폰 가격은 88만9000∼148만6100원으로 형성된다. 새 제품과 동일하게 AS 보증 기간은 2년이다. 구매 후 7일 이내 환불할 수 있으며, 파손 보장형 보험도 가입 가능하다.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는 “제조사가 직접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자급제 시장이 커지다 보니 매출 확대 및 손실 보존 차원에서 인증 중고폰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23년 하반기 인증 중고차 시범 사업을 시작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올해 5월부터는 관련 사업에 더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인증 중고차 시장 점유율 제한이 5월부터 풀리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영세 중고차 사업자 피해 최소화를 위해 2025년 4월까지 현대차는 4.1%, 기아는 2.9% 수준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그동안 온라인 위주로 인증 중고차 사업을 운영해왔던 현대차와 기아는 향후 소비자가 차량 상태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오프라인 시설 인프라를 늘리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가 이달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업 목적에 ‘부동산 개발업’을 추가한 것도 매매단지 조성 등을 통한 중고차 사업 확장을 고려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존 중고 시장은 불법 수집 물건 등이 섞여 있어 유통 시장이 혼탁했으나 중고 스마트폰 시장에 대기업이 뛰어들면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 긍정적”이라며 “제조사 입장에선 재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마케팅 경영 전략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예린·최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