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에 쪼그라든 투자 심리… 대기자금 작년 블랙먼데이 이후 최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시계제로’ 코스피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장 대비 4.23포인트(0.17%) 상승한 2525.62, 원·달러 환율이 0.7원 상승한 1471.2원을 각각 기록 중인 가운데 하나은행 직원이 전광판 앞을 지나고 있다. 뉴시스

증시 투자자예탁금 58조 달해
안전자산 ETF·금 투자 쏠림도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하루 앞두고 주식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예수금)이 지난해 ‘블랙먼데이(8월 5일)’ 이후 약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호 관세 부과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경제 문제로 인식되면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한 것과 같이 투자심리 위축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변동성 장세에 채권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 쏠림 현상도 일부 나타났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8조4743억 원으로, 블랙먼데이 다음 날인 지난해 8월 6일(58조9617억 원) 이후 8개월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6일은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8% 이상 급락, 두 시장에 모두 ‘서킷브레이커(매매일시정지)’가 발동된 다음 날이다. 투자자예탁금은 투자자가 증권사에 예치해놓은 자금으로 주식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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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예탁금이 증가했다는 것은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크니 일단 지켜보고 상황이 좋아지면 다시 진입하겠다는 투자자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의미다. 특히 지난달 28일 이후 2영업일 사이에 3조7806억 원이 증가하는 등 상호관세 발표일이 다가올수록 투자심리 위축이 심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대기성 자금인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 규모도 증가세다. 지난달 31일 기준, CMA 잔액은 87조2867억 원으로 지난달 27일보다 2조8027억 원이 증가했다. CMA는 국공채, 어음 등 단기금융상품에 자동으로 투자해 수익을 고객에게 나눠주는 고금리 자유입출금 상품의 일종이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지표 부진, 상호관세 발표 등을 앞둔 경계감으로 증시 관망 심리가 커지며 (증시) 방향성이 부재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이동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ETF 체크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자금유입 상위 10개 ETF 중 안전자산인 채권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 절반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KODEX 머니마켓액티브’가 7일간 2085억 원이 유입됐으며, ‘KODEX 종합채권(AA-이상)액티브’ (1008억 원), ‘TIGER 단기 통안채’(983억 원) 등에도 돈이 몰렸다. 금값도 연일 신고가를 기록 중이다. 한국금거래소에서 순금 한 돈(3.75g) 가격은 64만6000원(1일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병남 기자 fellsic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