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고택 기웃 거리고 청주 벚꽃길 걷고… 아는 사람만 안다, 우리동네 봄꽃 명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벚꽃이 만개한 청풍호의 모습. 청풍호 주변은 벚꽃 개화가 늦어 4월 중순쯤 절정을 맞는다. 박경일 전임기자

■ 지자체 추천 여행지

충남 아산 현충사·온천 비롯해
민속마을·공세리성당 둘러볼만

충북 제천 상천리 산수유 만발
증평 보강천 산책로 목련 활짝

경기 가평 伊·스위스 마을 있어
비행기 안타고도 해외여행 기분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1997년부터 전문가 자문을 받아 매월 ‘이달의 가볼 만한 여행지’를 추천했다. 여행이 중단됐던 코로나19 때 잠깐 멈추긴 했지만, 추천은 자그마치 28년 동안이나 이어졌다. 시의적절한 여행 정보의 유통이 어렵던 시절, 관광공사의 추천은 여행 목적지 선정에 큰 역할을 했다.

관광공사는 지난 2월부터 여행지 추천 사업을 중단했다. 여행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데다 몇 곳의 여행지 추천으로 반영할 수 없을 만큼 여행에 대한 욕구가 세분화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시즌에 맞춰 여행하기 좋은 자기 지역의 관광지를 알리고 나섰다. 관광공사의 추천이 ‘전국구’ 대상이었다면, 지자체의 추천은 ‘지역구’ 여행지인 셈. 말하자면 ‘이달의 가볼 만한 우리 동네’쯤 되는데, 길잡이로 세울 수 있을 만큼 제법 정보가 촘촘하고 알차다. 지자체가 저마다 꺼내놓은 ‘4월의 여행지’를 비교해봤다.

# 충남의 4월 여행 대표 명소는 아산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충남 방문의 해’다. 이에 맞춰 충남은 매달 여행하기 좋은 시군의 관광지와 지역축제 등을 소개하는 ‘이달의 충남’ 콘텐츠를 내놓고 있다. 충남은 4월에 가볼 만한 관광지로 아산을 첫손으로 꼽았다. 아산 현충사야 익히 알려진 역사·문화 관광명소. ‘2025∼2026 한국관광 100선’에도 뽑혔다. 아산에서는 온천도 빼놓을 수 없다. 아산은 ‘대한민국 1호 온천 도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산 공세리성당. 박경일 전임기자

현충사는 국내에서 가장 큰 이순신 장군 사당. 세계기록유산인 ‘난중일기’를 비롯한 여러 문화유산과 이순신 장군이 살았던 옛집 등이 남아 있다. 최근 재개관한 유물기념관은 새로운 볼거리로 새삼 인기다. 아산에는 근현대 문화유산인 공세리성당이 있다. 1890년 프랑스 출신 신부가 설계한 로마네스크풍의 성당이다. 육중하고 어두운 느낌을 뿜어내는 유럽의 로마네스크 양식이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자연과 조화를 이룬 소담한 풍경으로 구현됐다. 공세리성당에선 성당을 둘러싼 아담한 산책로이자 예수의 수난과 죽음의 의미를 알리는 14개 이야기가 담긴 조형물이 어우러진 ‘십자가의 길’ 걷기를 추천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산 외암마을 건재고택. 박경일 전임기자

전통 고택들로 가득한 외암민속마을과 온양민속박물관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온양온천 전통시장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곳이다. 25일부터 27일까지 열리는 ‘성웅 이순신축제’에 맞춘다면 금상첨화다. 올해 축제에서는 무과급제행렬, 전통무예 시연, 백의종군길 걷기, 마라톤대회, 이순신 장군배 노 젓기 대회, 턱걸이 대회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 충북이 살짝 알려준 숨은 봄꽃 명소

충북문화재단은 충북의 봄꽃 명소를 추천했다. 익히 이름난 충북의 벚꽃 명소 청주 무심천도 목록에 올렸지만, 문화재단은 잘 알려지지 않은 지역의 봄꽃 명소를 주로 권했다. 청주 무심천에서는 4일부터 6일까지 ‘벚꽃과 함께하는 푸드트럭 축제’를 연다. 벚꽃과 먹거리를 연계한 가벼운 축제다. 무심천과 함께 대표적인 봄꽃 명소로 꼽히는 청남대에서는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청남대 영춘제’가 개최된다.

충북에 숨겨진 봄꽃 명소는 끝이 없다. 제천의 상천리는 봄의 전령인 산수유꽃이 만발하는 곳. 제천의 둘레길인 자드락길 5코스의 출발 지점인 상천리는 노란 산수유꽃으로 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다. 제천에는 오는 13일까지 ‘청풍호 벚꽃 축제’가 열리고 있다. 청풍호에는 다음 주말쯤에나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청풍호반 케이블카, 청풍나루 유람선 등을 함께 즐긴다면 더욱 특별한 봄날을 보낼 수 있다.

벚꽃 산책로는 많지만 목련 산책로는 드물다. 증평의 보강천 산책로에는 목련이 환하게 핀 목련길이 있다. 보강천은 자전거 도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목련 나무 아래 봄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거나 트레킹을 즐기기에 좋다.

# 경기 가평으로 떠나는 유사 해외여행

경기관광공사는 4월 여행의 제안으로 경기 지역으로 떠나는 ‘유사(類似) 해외여행’을 추천했다. 비행기를 타고 떠나지 않아도 해외여행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곳들이다. 경기에서 만나는 유럽이 경기관광공사가 추천하는 4월 여행지 중 한 곳이다.

경기 가평에는 서유럽 국가를 통째로 옮겨놓은 곳이 있다. 프랑스가 있고, 이탈리아도 있으며, 스위스도 있다. 대표적인 곳은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의 작은 마을을 옮겨온 듯한 테마파크 쁘띠프랑스다. ‘어린 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 재단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전체를 어린 왕자 테마로 꾸몄다. 프로방스의 풍물과 함께 연중 어린 왕자와 관련한 전시를 한다. 야외극장에서는 마술이나 마임, 인형극 등 다양한 공연이 펼쳐진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가평 이탈리아 마을. 박경일 전임기자

쁘띠프랑스의 성공에 힘입어 개장한 ‘이탈리아 마을’은 피노키오와 다빈치를 앞세웠다. 중심은 피노키오 모험관과 다빈치 전시관이다. 피노키오 모험관에서는 다양한 캐릭터의 피노키오를 만날 수 있고, 다빈치 전시관에서는 천재적인 예술가이자 과학자, 발명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피노키오에 등장하는 소목장 할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지은 제페토 골목 안에는 유럽의 풍경이 감쪽같이 재현돼 있다.

가평에는 ‘에델바이스 스위스 테마파크’도 있다.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마을인데 광장 좌우에 레스토랑과 전시관이 마련되어 있다. 대형 샹들리에 조명으로 화려하게 꾸민 레스토랑에서는 탁 트인 전망을 바라보며 스위스 전통 음식인 치즈 퐁뒤를 맛볼 수 있고 반대편 전시관에서는 모던한 유럽풍 거실을 감상하고 스위스 전통의상을 무료로 체험할 수도 있다.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