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당·무소속에 전남 군수·기초의원 내 준 민주당…텃밭 흔들리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4·2 재보궐선거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당선된 정철원(오른쪽 두번째) 조국혁신당 후보가 2일 선거사무소에서 지지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누고 있다. 오른쪽 첫번째는 서왕진 조국혁신당 최고위원. 연합뉴스

담양군수는 조국혁신당·고흥 기초의원 선거는 무소속 후보 당선
내년 지방선거 민주·혁신·무소속 등 다자 경쟁 예고

4·2 전남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최초로 지방자치단체장을 배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이 요동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따른 조기 대선 가능성,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권가도 등 여러 변수가 있긴 하지만, 민주당 독점 구도였던 지역 정치권에 균열 조짐이 나타난 것이다. 이에 따라 내년 6월에 치러질 전남 시·군 단체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혁신당, 무소속 등 다자 경쟁이 연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정철원 조국혁신당 후보, 광양시의원(다 선거구) 재선거에서 이돈견 민주당 후보, 고흥군의원(나 선거구) 재선거에서 김재열 무소속 후보, 담양군의원(라 선거구) 보궐선거에서는 노대현 민주당 후보가 각각 당선됐다. 단독 입후보로 무투표 당선된 담양군의원 선거를 빼면 기초단체장 1곳은 혁신당, 기초의원 2곳은 민주당과 무소속이 나눠 가졌다. 호남 맹주를 자처해온 민주당에는 뼈아픈 결과다. 특히 담양군은 전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10·16 재보선에서도 영광군수와 곡성군수를 배출하긴 했지만, 혁신당과 진보당의 선전에 막판까지 접전을 벌였다. 이런 흐름이 내년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남 22개 시·군 가운데 최근 단체장의 당선 무효, 직위 상실형 확정판결로 권한대행 체제인 목포시와 신안군을 뺀 20명 시장·군수 중 18명은 민주당 소속이다. 이에 따라 무소속인 노관규 순천시장, 정철원 담양군수가 이끌 비민주당 진영이 얼마나 세를 확장할지가 다음 전남 지방선거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현직 프리미엄과 탄탄한 지역 기반을 강점으로 연임 도전이 예상되는 노 시장, 정 군수 외에도 선거때마다 반복된 민주당 내 공천 갈등 틈새를 노리는 후보들이 상당수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도 전남 22명 시장·군수 중 15명은 민주당, 무소속 7명으로 무소속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2018년에는 민주당 14명·민주평화당 3명·무소속 5명, 2014년에는 새정치민주연합 14명·무소속 8명, 2010년에는 민주당 15명·무소속 7명, 2006년에는 민주당 10명·열린우리당 5명·무소속 7명이었다.

전남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담양군수 재선거 결과가 변환점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조기 대선이라는 변수가 있긴 하지만 정철원 군수와 노관규 시장이 행정에서 성과를 내 주민들의 인정을 받는다면 민주당의 일당 구도도 점차 허물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