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인체제 헌재는… 114건 판결중 ‘5:3(인용:기각)’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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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1명에 결론 바뀔 가능성
법조계 “구조적으로 판단 꺼려”

4:4 기각 선고도 1건에 불과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법조계와 정치권에서 헌재가 몇 대 몇의 결론을 내릴지를 두고 여러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과거 ‘8인 체제’ 헌재에서는 80% 이상 확률로 전원일치 판결을 내놓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일보가 헌재가 2017년 8인 체제로 운영됐던 시기에 나온 판결문 114건(기소유예처분취소소송 등 제외)을 전수조사한 결과, 헌재가 위헌 결정 정족수 6명 이상이 필요한 위헌법률심판·헌법소원 등 사건에서 ‘5대 3 기각(5명 인용, 3명 기각 의견으로 최종 기각)’ 판결을 내린 사례는 전무했다. 8인 체제 헌재의 대표 사례는 ‘5기 재판부’로 2017년 1월 박한철 헌재소장이 임기만료로 퇴임한 후 같은 해 11월 유남석 재판관이 임명되기까지 약 10개월간이었다.

법조계에서는 이 같은 결과가 8인 체제의 특수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했다. 위헌 결정을 위해서는 재판관 6명 이상 인용 의견이 필요한데 5 대 3 기각 상황은 새로 들어오는 재판관 1명의 의견에 따라 결과가 인용으로 뒤바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정당성 확보를 위해 8인 체제에서 5 대 3 기각 가능성이 있을 경우 ‘9인 완전체’가 될 때까지 선고를 피하는 것이 지금껏 헌재의 관행이었다.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기다리지 않고 윤 대통령 선고기일을 통지한 헌재 재판부의 결정이 최소한 5 대 3 기각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헌재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 가처분 신청사건에서도 “앞으로 임명돼야 할 재판관 의견에 따라 사건 향배가 달라질 수 있는 경우 현재 공석인 재판관이 임명되기를 기다려 결정한다”고 판시한 바 있다.

여권을 중심으로 ‘4 대 4’ 기각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법조계는 인용 가능성에 좀 더 무게를 두고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의 위헌 정도가 재판관 4명이 기각 또는 각하를 결정할 만큼 미미했다고 보기 어려운 데다 헌재가 심각한 국론 분열을 더욱 자극하는 결과를 내놓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애초 8인 체제에서 재판관 의견이 정확히 나뉘는 4대 4 판결 자체가 극히 드물었다. 5기 재판부의 114개 판결 중 4대 4 기각은 1건뿐이었던 반면 별개의견 포함, 전원일치 판결이 전체의 약 81.6%로 가장 많았다. 다만 이 위원장 사건처럼 4대 4 기각 결정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헌법재판연구원장을 지낸 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헌재는 일반 인식과 달리 판결이 미칠 정치·사회적 영향을 아주 깊이 고려하는 기관”이라며 “설사 내부에서 일부 의견이 갈렸더라도 국론 분열을 고려해 결정문은 8대 0으로 쓰는 판단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헌법연구관 출신 한 변호사도 “비상계엄 선포 과정이 생중계된 탓에 쟁점이 명확한 윤 대통령 사건에서 헌재가 기각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수한 기자 hanih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