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방청 경쟁률 4600 : 1

9만여명 몰려… 오후5시 마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방청을 신청한 시민이 9만 명을 넘겼다. 이 중 20명만이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 입장할 수 있어 46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일 헌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방청 신청자 수는 9만2000명에 달했다. 역대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방청 신청 중 최고 수치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당시에는 1만9096명이 방청을 신청했고, 경쟁률은 796대 1이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당시 경쟁률은 20대 1이었다.

헌재는 지난 1일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3일 뒤인 4일로 발표하고, 오후 4시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방청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헌재는 이날 오후 5시 신청을 마감하고 전자 추첨을 거쳐 당첨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방청 절차를 안내할 방침이다.

신청자가 몰리며 접속 대기 인원도 수만 명에 달했다. 신청 첫날인 1일에만 대기 인원이 9만 명 이상 몰렸다. 이튿날엔 약 2만 명이 몰렸다. 이틀에 걸쳐 방청 신청을 시도했다는 시민 심모(42) 씨는 “방청 신청이 열린 1일 오후 8시쯤 접속해보니 이미 9만 명이 대기하고 있었다”며 “3시간가량 기다려도 차례가 오지 않아 다음 날 다시 접속해 신청했다”고 말했다. 헌재 민원실 관계자는 “일반인 방청 가능 소식이 알려지고 난 이후 민원실로 신청 방법 등에 관한 문의 전화가 쏟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리 연차를 내고 방청과 집회 참여를 준비하는 시민들도 있다. 남편과 함께 4일 하루 연차를 냈다는 이미선(40) 씨는 “선고 결과에 따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도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해 역사의 현장에서 지켜보고자 방청 신청을 했다”며 “당첨이 안 되면 탄핵 집회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주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에 참여했다는 직장인 A 씨는 “선고 날이 확정되자마자 연차를 냈다”며 “선고 생중계 시청을 위해 휴가를 낸 직장인이 주변에 4명은 된다”고 말했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