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만장일치’ 윤석열 대통령 파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취임 2년 11개월 만에 퇴장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 결정에 따라 파면됐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 2월 4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헌재, 헌정 사상 두번째 ‘만장일치 대통령 탄핵’
“계엄 포고령, 대의민주주의 권력분립 원칙 위반
헌법이 정한 통치구조 무시… 국민 기본권 침해”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파면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재판관 8인 전원일치 의견으로 국회가 윤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탄핵소추안을 인용한다고 결정했다. 윤 대통령은 2022년 5월 10일 취임한 지 2년 11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파면 시점은 이날 오전 11시 22분이다. 윤 대통령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두 번째로, 탄핵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한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남겼다.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종로구 재동 헌재 대심판정에서 ‘2024헌나8 윤석열 대통령 탄핵사건’ 선고기일을 진행하고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고 밝혔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계엄을 선포, 국가긴급권 남용의 역사를 재현해 국민을 충격에 빠뜨리고 사회·경제·외교·정치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을 초월해 사회공동체를 통합해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헌재는 12·3 비상계엄 선포 당시 계엄을 선포할 만한 중대한 위기상황이었다거나, 경고성 계엄이었다는 등의 윤 전 대통령 측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비상계엄 선포의 실체적 요건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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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선포 전 국무회의의 절차적 요건 등도 갖추지 않았다고 봤다. 또 탄핵소추 사유 가운데 군·경을 동원한 국회 봉쇄 및 의원 활동 방해 행위, 군을 동원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압수수색 행위도 모두 위헌·위법 행위로 보고 파면에 이를 만큼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은 가장 신중히 행사해야 할 권한인 국가긴급권을 헌법이 정한 한계를 벗어나 대통령으로서의 권한 행사에 대한 불신을 초래했다”며 “피청구인과 국회 사이에 발생한 대립은 일방 책임에 속한다고 보기 어렵고 민주주의 원리에 따라 해소해야 할 정치적 문제”라고 밝혔다.

이날 선고로 차기 대통령선거는 오는 6월 3일 치러질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대선은 탄핵인용 결정 날부터 60일 이내에 치러야 해 5월 말이나 6월 초쯤으로 예상된다.

與 “국민께 사과… 겸허히 수용”
野 “국민이 대한민국 되찾았다”
韓대행 “안보 공백 없게 최선”

충격과 당혹감에 휩싸인 대통령실은 곧바로 입장을 내지 못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헌정사상 두 번째로 현직 국가원수의 탄핵이라는 상황이 발생한 것을 무겁게 생각하며, 국가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태세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안타깝지만 헌재 결정을 겸허하게 수용하며, 여당으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한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민이 맡긴 권력과 총칼로 민주주의를 위협한 윤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선고됐다”면서 “위대한 국민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이후민·정선형·전수한·나윤석·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