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만 기동대 1만4000명… 과격행위 땐 ‘무관용’

경찰, 전국 ‘갑호비상령’
인파집결 광화문 등 치안 강화

경찰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인 4일 0시를 기해 전국에 ‘갑호비상’을 발령했다. 경찰은 이날 탄핵 찬·반 집회에 역대 최대 규모의 인파가 몰릴 수 있다고 치안이 안정될 때까지 전국에 비상근무 태세를 유지하기로 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전국에 최고 수준의 비상근무 체계인 갑호비상이 내려졌다. 전국에서 기동대 338개 부대 2만여 명을 동원한 경찰은 헌법재판소를 비롯해 주요 기관이 밀집한 서울에 집회·시위가 몰릴 것으로 보고 60%가 넘는 210개 부대 1만4000여 명을 서울에 집중했다. 온라인상에 헌재와 헌법재판관을 겨냥한 테러·협박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 만큼, 경찰특공대 20여 명도 헌재 내부에 배치돼 헌법기관 보호에 나섰다. 집회·시위 현장에서 소통하며 갈등의 완충 역할을 하는 ‘대화 경찰’은 전국에서 514명이 차출돼 배치됐다.

많은 인파가 집결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로·광화문·을지로 등 서울 도심 주요 지역은 특별 범죄예방강화구역으로 설정됐다. 총경급 8명이 이 지역을 직접 살피며 치안을 유지하는 권역별 책임 치안이 가동된 상태다. 8개 구역엔 경찰 약 1500명이 배치됐다. 경찰은 일부 극렬 지지자가 선고 결과에 격분해 분신 등을 시도할 수 있다고 보고 경찰관 1인당 개인용 소화기 1개씩을 휴대하게 했고, 순찰차 1대당 소화포 194개를 배치했다.

이날 경찰관을 상대로 한 폭력 등 소요 사태가 발생할 경우 경찰은 이격용 캡사이신 분사기와 장봉 등 물리력 사용까지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범행을 저지르는 경우 현행범 체포와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하고, 과격 행위를 선동하는 경우에도 무관용으로 대응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파면됐던 지난 2017년 3월 10일에는 시위대 4명이 숨지는 등 67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이날이 지나도 오는 주말 탄핵 찬성·반대 세력이 각각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어 고도의 긴장 상태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