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본관 앞 게양했던 봉황기 내렸다

탄핵인용 결정에 입장표명 없어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인용을 결정하자 대통령실은 충격에 빠져들었다. 대통령실은 선고 당일까지도 기각 가능성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이 내려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윤 전 대통령은 금명간 헌재 결정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대통령실 참모, 법률 대리인들과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전일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밤늦게까지 헌재의 심판 상황과 관련해 각종 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각에 대비해 대통령 복귀 동선을 마련하는 등 헌재 기각 결정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못했다. 비공개 자리에선 재판관 8인의 기각·인용 결정에 대해 ‘4 대 4’로 꼽는 관계자들이 적지 않았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탄핵 인용 결정이 나오자 대통령실 내부에는 적막감이 흘렀다. 한 관계자는 “헌재 탄핵심리 등의 절차적 허점 등을 지적하는 목소리들이 많지 않았느냐”며 “기각·각하에 대한 일각의 기대가 있었다”고 했다.

탄핵 심판 결정 당일인 이날 오전까지도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차분하게 예의주시한다” “기각 가능성이 있다”는 목소리들이 흘러나왔다. 앞서 대통령실 참모들은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헌재 선고 전 대통령의 하야설과 관련해 “야당 측 인사들이 만들어내는 지라시 아니냐”며 가짜뉴스라고 적극 반박하기도 했다.

헌재가 윤 대통령을 파면하자, 대통령실은 이날 오전 11시 43분쯤 대통령실 본관 앞에 게양됐던 봉황기를 내렸다. 역대 청와대에서 봉황기는 대통령을 상징해 왔다. 지난 2022년 5월 10일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따라 대통령 기관들을 서울 용산으로 이전해 용산기지 소재 국방부 건물로 사용되던 본관 건물을 대통령 집무실로 사용했다.

손기은 기자 s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