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으로 시작, 과제로 남은 ‘교육·노동·의료·저출생’

‘4+1개혁’ 중 연금문제만 결론
필수의료정책 등은 해법 못내

윤석열 정부는 연금·교육·노동·의료개혁과 저출생 대책 등 이른바 ‘4+1 개혁’ 과제를 추진해 왔으나, 연금개혁 외에는 가시적인 결론을 내지 못하고 과제로 남았다.

‘4+1 개혁’ 중 전 국민이 대상이었던 연금개혁은 정부가 지난 2일 ‘더 내고 더 받는’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공포하면서 18년 만에 성사됐다. 정부는 1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에 국민연금 개혁안이 최종 확정돼 내년 1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골자는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9%에서 13%로 4%포인트 인상하고, 소득대체율은 40%에서 43%로 3%포인트 올리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국가의 연금 지급보장 명문화, 출산·군 복무 크레디트 확대 등 내용이 담겼다. 남은 과제로는 구조개혁을 통해 연금 재정을 안정화시키는 동시에 이번 개혁 과정에서 불거진 세대 간 갈등 봉합 등이 꼽힌다.

내년도 의대 모집 인원은 의대생들의 수업 정상화 여부에 따라 증원 전 수준인 3058명이 될지 결정되지만 이와 무관하게 필수의료정책은 중단 없이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실손보험발 비급여 진료 시장의 기형적인 팽창이 필수의료 붕괴와 건강보험 재정 악화를 재촉하기 때문이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는 의료계가 숙원이라고 꼽았던 필수의료 수가를 올리고 지원체계를 강화하는 대책을 1·2차 개혁안을 통해 순차적으로 현실화했다. 의료개혁 특위는 미용의료 자격 개방 등 3차 개혁 실행방안도 연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윤 정부의 노동개혁은 초기 근로시간·임금체계 개편으로 추진됐다가 ‘주 69시간 근로’ 역풍을 맞고 유보됐다. 다만 노동개혁의 가장 큰 과제로 삼는 정년연장은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논의 중이다.

정부가 교육 개혁 중 가장 강조했던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은 보건복지부의 어린이집 업무를 교육부로 이관한 것 외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교과서 도입률도 30%대에 그쳐, 올해 얼마나 안착하느냐가 중요하다.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늘봄학교도 겨우 2년 차다. 교육 정책이 한 번 흔들리면 피해가 고스란히 학생·학부모에게 돌아가는 만큼 지속적인 추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철순·김현아·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