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행크스가 펴낸 ‘영화보다 영화같은 소설’[북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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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걸작은 만들어진다
톰 행크스 지음│홍지로 옮김│리드비

미국 할리우드 톱스타 톰 행크스가 묵직한 장편소설을 펴냈다.

행크스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베테랑 배우다. ‘포레스트 검프’ ‘필라델피아’ ‘라이언 일병 구하기’ 등 대표작이 셀 수 없이 많다. 1977년 연기를 시작한 이래, 5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약 70편의 작품에서 맹활약했다. 또한 영화제작자이자 감독, 기고가로서도 재능을 보였다. 그는 오랫동안 뉴요커, 뉴욕타임스 등에 글을 썼고, 2017년 첫 소설집 ‘타자기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출간한 데 이어 이번에 마침내 첫 번째 장편소설을 내놓았다.

거대 자본이 몰려드는 슈퍼히어로 블록버스터 시리즈 ‘에이전트 오브 체인지’. 그 후속작의 메가폰이 감독 빌 존슨의 손에 떨어진다. 그는 이 영화를 멋지게 만들어 반드시 흥행시켜야 한다. 그러나 그의 앞에는 수많은 난제가 쌓여 있다. 텅 빈 시나리오, 우왕좌왕하는 로케이션, 부족한 예산은 말할 것도 없고, 배우 캐스팅과 새 세트장 건립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 밖에도 현장에서는 수많은 변수가 발생한다. 과연 그는 영화를 무사히 완성할 수 있을까.

소설은 지난 수십 년간 현장에서 영화계를 지켜본 행크스의 이야기다. 자신이 잘 알고 있는 세계에 대한 특별한 풍자이고 고백이며 헌사다. 그러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몇몇에만 주목하지 않는다. 그는 어떤 영화도 감독과 배우만으로 만들어질 수 없으며, 거기엔 낯설지만 성실한 전문가들이 있다고 강조한다. 조감독, 믹서, 오퍼레이터, 스크립터 등 영화가 끝난 후 스크린 위로 흐르는 엔딩 크레디트 속 사람들이다. 행크스는 하나하나 애정 어린 시선을 담아 이들을 호명한다. 영화 제작의 진짜 모습이 뭉클하게 펼쳐진다. 556쪽, 1만9800원.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