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게이트, 북핵개발 악용된 이스라엘판 햇볕정책”

네타냐후 반대 시위 나카시
“하마스의 전력만 강화시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카타르 게이트’는 사실상 북핵 개발을 도왔던 한국 전 대통령들의 ‘햇볕정책’과 닮았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들이 카타르 정부로부터 거액을 받고, 이스라엘 정부가 카타르의 가자지구 지원을 묵인한 의혹 등과 관련해 오라 펠레드 나카시(사진) 원조연합(AID Coalition) 대표는 “이 돈이 결국 하마스가 테러를 위한 터널을 뚫고, 로켓을 발사하고, 이스라엘을 공격할 때 사용된 기반시설을 짓는 데 사용됐다”고 비판했다. 카타르 게이트와 관련해 반네타냐후 시위를 이끌고 있는 나카시 대표는 “총리실 직원들의 이런 행동은 ‘반역(treason)’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최초 여성 해군사관학교 졸업생인 나카시 대표는 4일 문화일보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최근 수일간 수십만 명의 이스라엘 국민이 예루살렘, 텔아비브 등 대도시 거리로 나와 ‘카타르 게이트’의 철저한 수사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는 가자지구 전쟁 발발 당시 이스라엘인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인질로 납치해간 적”이라며 “권력이 있는 총리실 직원이 그런 하마스를 지원한 카타르 정부와 협력했다는 것은 경악스러운 일”이라고 밝혔다. 또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달 가자지구에서 전투를 재개한 것을 두고도 “연정강화 등 국내 정치적 목표를 위해 전쟁을 다시 시작했다는 의혹은 합리적”이라며 “이는 남아있는 인질들에겐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나카시 대표는 카타르 게이트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햇볕정책과의 유사성을 지적하며 두 사안 모두 지도층에 대한 신뢰에 의구심을 심어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년간 이스라엘은 수백만 달러의 카타르 자금이 가자 주민들을 돕는다는 명목하에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것을 용인했다”며 “그러나 이 돈은 하마스가 가자지구 전쟁을 일으키는 데 사용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단순히 ‘정책이 나빴다’는 말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우리나라를 파괴하려 하는 세력에 대한 지원을 용인하는 지도층에 대한 근본적 신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