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퇴사하고, 인생 2막 위해 전문대 재도전…전문대 이색 입학생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춘해보건대 안경광학과 이우열 씨.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제공

춘해보건대 안경광학과에 올해 입학한 이우열 씨는 45세의 만학도다. 이 씨는 1998년 선박 설계의 꿈을 안고 부경대 조선해양공학과에 입학, 이후 대기업에 입사해 7년이 넘게 일을 했지만 과연 이것이 행복한 삶인지에 대해 숱한 고민을 이어왔다고 한다. 결국 그는 인생의 로드맵을 다시 그리기로 하고 회사를 퇴사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울산과학기술원(UNIST)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하지만 이 역시 인생 로드맵의 시작일뿐이었다. 그는 안경사 자격증을 취득해야겠다고 결심해 올해 춘해보건대 안경광학과를 선택했다. 이 씨는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갖추는 데 어느 대학이 실질적으로 나에게 필요한지 생각하고, 선택하길 바란다"고 수험생들에게 말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에 따르면 이 씨처럼 독특한 사연을 가지고 전문대에 진학한 이색 입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전문대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중국 북경외국어대를 졸업하고 한림성심대 간호학과에 입학한 정나래(39) 씨도 그 중 하나다. 대학 졸업 이후 건강상의 문제로 한국으로 귀국한 정 씨는 간호사라는 일에 대한 감동과 사명의식 때문에 한림성심대 간호학과를 선택하게 됐다. 정 씨는 "중국의 경우 성장세에 비해 더 많은 의료복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간 쌓아온 경험을 살려 한국 의료서비스를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훌륭한 간호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시집을 두 권이나 발간한 시인 전경자(71) 씨는 재능기부를 위해 신안산대 아동보육과에 입학했다. 그는 "MT, 견학, 실습 등 앞으로 대학 생활이 기대된다"며 "졸업 이후 지역사회 아동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등 재능을 기부하며 남은 인생을 더욱 행복하게 살 수 있게 학업의 길을 열어준 대학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영도 전문대교협 회장은 "나이에 상관없이 제2의 인생을 도전하고, 전문대학으로 ‘유턴 입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전문대학 입학생들이 전문직업인으로 성장하여 지역 사회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