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 공무원, 첫 월급 전액 산불 피해 주민에 기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성남시 북한이탈주민 공무원의 편지. 성남시 제공, 뉴시스

첫 월급 전액 200만 원


40대 탈북자 출신 여성 공무원이 처음 받은 한 달 치 월급 전액을 산불 피해 주민에게 기부해 화제다.

5일 경기 성남시는 북한이탈주민 출신인 공무원 40대 여성 A 씨가 첫 월급 전액인 200만 원을 최근 경북·경남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피해 이재민들을 위해 기부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6년 전 북한에서 탈출해 홀로 정착한 A 씨는 지난해 12월 성남시에 2년 임기제 공무원으로 임용됐다. 현재 시청 소속인 A 씨는 사회복지 분야 상담과 북한이탈주민 지원 및 고충 상담 등을 맡고 있다.

A 씨는 기부금과 함께 보낸 편지를 통해 "대한민국에 벽돌 하나 쌓은 적 없고, 나무 한 그루 심어본 적 없는 제가 잘살아갈 수 있는 것은 많은 사람의 관심과 사랑 덕분"이라며 "고향도 다르고 아무 인연도 없는 사람들이 저희와 함께 웃어주고, 아파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내가 정말 좋은 땅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과 함께 꼭 이런 귀한 사랑에 보답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A 씨는 "산불로 많은 분이 어려움을 겪고 있고, 여러 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 마음이 아팠다"며 "큰돈은 아니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에 보탬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제 첫 월급을 기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A 씨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이 잘 정착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 공무원의 마음을 꼭 받아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기부금은 성남시 공무원노동조합을 통해 산불 피해 이재민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한편 성남시는 생활 기반이 부족한 북한이탈주민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고 이들과 지역사회 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탈북자 출신 공무원을 임기제로 채용하고 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