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충격’ 국민의힘, 자숙 거쳐 대선 모드…잠룡들 곧 행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4일 권영세(앞줄 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세 번째) 등 당 소속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는 모습. 뉴시스

김문수·홍준표·오세훈·한동훈 등 곧 출마 채비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 국면을 맞아 국민의힘이 본격적인 대선 체제로 돌입한다.

탄핵 충격으로 주말 동안 ‘자숙 기간’을 가졌지만, 최장 60일의 대선 레이스에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대응 방안과 당 운영 방향, 향후 계획 등을 논의한다. 국민의힘은 이번 주 초 경선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 등록 개시를 공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탄핵으로 충격 받은 지지층을 다시 결집하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적할 대선 주자를 찾아야 한다. 이 대표에 대한 중도·보수층 거부 정서를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다.

보수 진영 대권 주자들은 섣불리 출마를 공식화하기 보다 광장과 당내 여론을 살피고 있다. 당 경선 일정에 따라 곧 출마를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 자신을 지지하는 시민단체연합의 출마 선언 촉구 기자회견에서 "욕심은 없지만 나라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며 조기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이르면 오는 8일 거취를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이번 주중 시장직을 내려놓고 대권 행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에게는 탄핵 논란에 더 이상 휩쓸릴 시간이 없다"며 "탄핵 반대의 그 열정을 차기 대선으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시정 책임자로서 탄핵 후폭풍을 수습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주 출마 선언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민 전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보수를 재건해야 한다"며 "탄핵에 반대하셨던 분들도 힘들겠지만, 보수 재건에 힘을 모아주시기를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던 한동훈 전 대표도 당내 기류를 살피고 있다.

이밖에 나경원 의원 등 이번 탄핵 정국에서 ‘탄핵기각·각하’ 목소리를 높인 중진 의원들이 출사표를 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대선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보수 진영에서 대적할 만한 후보가 나오지 않는 모습이다. 주자들은 당내 민심 확보를 위한 선명성 경쟁과 동시에 중도층 공략을 위한 외연 확장에도 공을 들일 전망이다. 당 일각에선 경선 일정이 본격화하면 탄핵 책임론을 두고 내부 분열이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