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경기서 2루타 6개… ‘이정후 본색’ 살아난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7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MLB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 1회 말 첫 타석에서 좌익 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린 뒤 벤치를 향해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시애틀戰 4타수 2안타 1득점… 7경기 연속 안타

4회 안타로 팀 역전 디딤돌
정확한 콘택트 능력 뛰어나
‘하드 히트’도 47.8%로 올라
“KBO에서 뛰던 모습 나온다”
샌프란시스코 5-4 승 ‘7연승’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정후는 7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에 3번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올렸다.

이정후는 전날 3안타를 때린 데 이어 이틀 연속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지난달 30일 신시내티 레즈전부터 7경기 연속 안타 행진. 올해 8경기에 출전한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344(32타수 11안타)이다. 특히 이정후는 시즌 2루타 개수를 6개로 늘리면서 이 부문 MLB 전체 1위로 올라섰다. 샌프란시스코(8승 1패)는 이날 9회 말 끝내기 득점을 앞세워 5-4로 승리, 최근 7연승을 질주했다. 샌프란시스코는 LA 다저스(9승 2패)를 따돌리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로 올라섰다.

이정후는 0-1로 뒤진 1회 말 2사 주자 없는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브라이언 우의 5구째 시속 97마일(약 156.1㎞)짜리 높게 들어온 포심패스트볼(직구)을 받아쳐 3루수 키를 넘겨 좌익 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연결했다.

또 0-2로 뒤진 4회엔 무사 1루 상황에서 역시 우를 상대로 시속 96마일(154.5㎞)짜리 직구를 받아쳐 좌익수 방면 안타를 만들며 팀에 득점 찬스를 제공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후 엘리엇 라모스의 1타점 적시타, 마이크 여스트렘스키의 3점 홈런 등으로 4-2로 승부를 뒤집었다. 이정후는 여스트렘스키의 홈런 때 홈을 밟아 올 시즌 10득점 고지를 밟았다. 득점은 내셔널리그 공동 3위의 성적이다.

정확한 콘택트 능력이 트레이드마크인 이정후는 지난해 직구 상대 타율이 0.236이었지만 올해는 0.267로 올랐다. 아울러 커브 등 변화구(0.316→0.375)와 체인지업 등 오프스피드(0.278→0.400) 계열 상대 타율 역시 향상됐다.

타구의 질도 좋다. 올해 이정후의 타구 속도(Exit Velocity)는 지난해 시속 89.1마일(143.4㎞)에서 90.8마일(146.1㎞)로 증가했다. 올 시즌 타구 속도가 시속 95마일(152.8㎞) 이상인 하드 히트(hard hit) 비율도 지난해 41.8%에서 47.8%로 올랐다. 발사각 26∼30도 사이와 타구 속도 시속 98마일(157.7㎞) 이상을 모두 충족하는 배럴(Barrel) 타구도 지난해 4.5%에서 8.7%로 늘었다. 배럴 타구는 인플레이가 되고 장타가 될 확률이 높다.

송재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가장 눈길을 끄는 점은 하드 히트 비율 증가다. 지난해보다 6%포인트 올랐는데, MLB 전체 평균인 35%를 훨씬 상회한다. 그만큼 공을 강하게 때리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면서 “아직 홈런은 안 나왔지만, 거의 모든 타격 지표가 고르게 잘 나오고 있다. 타석당 투구수도 지난해 3.6개에서 올해 4.06개로 올랐다. 이정후가 타석에서도 여유가 한층 더 생겼다. 현재의 모습만 보면 KBO리그에서 뛸 때 이정후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도 이정후의 활약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멜빈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정후를 보면 자리를 비운 적이 없는 선수 같다. 타격 타이밍이 훨씬 더 좋아지고 있고, 다양한 곳으로 타구를 보내고 있다. 항상 밸런스가 좋다. 우리가 그를 영입한 건 이유가 있다”고 칭찬했다.

정세영 기자 niner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