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때리고 경쟁사서 수익 본 류허 전 부총리 아들, 당국 조사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류허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 EPA연합뉴스

베이징=박세희 특파원

지난 2018~2019년 1차 미·중 무역전쟁 당시 교섭을 책임졌던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 류허 전 국무원 부총리의 아들이 금융 부패 혐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류 전 부총리의 아들 류톈란이 금융 부패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그가 최소 6개월 동안 조사를 받았다고 전했으며 류톈란의 전 동료 중 한 명은 그가 체포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 소식통은 당국이 2020년 11월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의 기업공개(IPO) 불발과 관련해 류톈란을 조사했으며, 조사 과정에서 부패 사례를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류톈란은 2016년 스카이쿠스 캐피털이라는 투자 회사를 설립하고 초대 의장을 역임했다.

이어 그는 고위직 자녀의 재계 활동을 금지하는 중국 규정에 따라 류 전 부총리가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승진하기 6개월 전인 2017년 4월 스카이쿠스 의장직에서 물러났으나 이후 투자 등에 계속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류톈란은 특히 알리바바의 경쟁사인 징둥닷컴, 텐센트 등과의 거래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았는데, 이를 놓고 ‘알리바바 때리기’ 속 경쟁사들에 투자해 막대한 수익을 얻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전 CIA 중국 분석 책임자인 데니스 와일더는 이번 조사로 류 전 부총리가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류 전 부총리와 시 주석 간 관계가 틀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할 때 그는 더 이상 아들을 보호할 정치적 영향력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류톈란의 당국 조사설에 류톈란과 가까운 한 인사는 “완전히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