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속 경제부처 ‘개점휴업’… 시급한 추경마저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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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전까지 정책 사실상 스톱
건전재정·세제·동해가스전 등
윤석열 정부 추진 정책 폐기 불가피

정권교체·조직개편 가능성에
공직사회 복지부동·눈치보기

전문가 “관세정책에 대응하고
내수 진작 위해 추경 서둘러야”

내수위축과 미국발(發) 관세폭격으로 경기 대응이 시급한 실정이지만 경제부처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과 함께 6월 초로 예상되는 대통령 선거 전까지 두 달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던 재정·세제·산업·에너지·주택 주요 정책도 전면 폐기가 불가피할 전망인 가운데 정권 교체와 조직 개편 가능성에 공직사회의 복지부동 내지는 눈치 보기도 심화하고 있다. 리더십 공백 속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이라도 신속히 편성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지만 대선을 앞두고 셈법이 복잡해진 정치권이 이른 시일 내 합의할지 미지수다.

7일 관가에 따르면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경제부처도 정책 추진 동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됐다. 대선이 6월 3일 치러질 공산이 커지며 기존 ‘윤석열표’ 정책을 이어나가기엔 부담이 큰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번 정부의 간판 정책 추진은 ‘올스톱’될 것으로 보인다. 재정 부문의 경우 지출을 최대한 줄이려는 건전재정 기조가 막을 내릴 전망이다. 예산당국이 최근 ‘내년도 예산 편성지침’을 통해 ‘재정 지속 가능성’ ‘의무지출 효율화 방안’ 등을 강조했지만 통상 확장 재정을 선호하는 야당이 차기 정권을 잡을 경우 변화가 예상된다.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두는 재정준칙도 흐지부지되고 있다. 부동산세·법인세·상속세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감세 정책도 폐기될 것으로 점쳐진다. 에너지 정책도 마찬가지다. ‘동해 심해 가스전 프로젝트’의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야당의 예산 삭감으로 ‘대왕고래’ 유망구조 1차공 시추도 정부 예산 없이 한국석유공사 재원으로만 진행됐는데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정부 예산을 다시 지원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2050 중장기 원전 로드맵’을 비롯해 원전 활성화 정책도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규제 완화를 중심으로 추진되던 주택·부동산 정책도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절차 단축과 용적률 상향을 뼈대로 하는 ‘재건축·재개발사업 촉진에 관한 특례법’은 국회 통과 가능성이 더 낮아질 전망이다. 근무 시간 유연화를 골자로 한 반도체 산업 지원책에도 불똥이 튈 수 있다.

공직사회는 대선에 따른 조직개편 방향이나 장·차관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몸을 잔뜩 낮추는 분위기다. 중앙부처 한 과장은 “벌써부터 야당 국회의원을 비롯해 차기 장관 하마평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중앙부처 1급 공무원은 “내년 예산을 짜야 하는데 지금 해봐야 정권이 바뀌면 새로 다시 편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여야가 이해관계가 엇갈리다 보니 추경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면서도 “미 관세정책으로 인한 성장률 둔화에 대응하고 내수 진작을 위해 추경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진·박준희·구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