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경선 룰 바꾸다가 선관위 제 역할 못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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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심 반영비율에 유불리 엇갈려
기존 룰 유지땐 ‘반탄’후보 유리
유승민·안철수 “여론조사100%”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 선출 경선을 관리할 황우여(사진) 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은 8일 “당헌·당규를 손봐 경선 룰을 바꾸다가는 선관위가 속도감 있게 제 역할을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불리에 따라 일부 후보를 중심으로 현 당원 50%, 여론조사 50% 비율의 후보 선출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지만,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황 선관위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 통화에서 “경선 룰을 바꾸려면 당헌·당규를 손봐야 하는데 그럴 경우 열흘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며 “실질적으로 선관위가 제 역할을 할 시간적 여유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는 쟁점으로 꼽히는 역선택 방지 조항을 포함할지를 놓고도 “당무사항”이라면서도 “조기 대선으로 시간적 압박을 받는 상황(이라 손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황 위원장은 9일 1차 선관위 회의를 열고, 경선 일정과 룰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 다른 국민의힘 선관위원은 통화에서 “기존 당헌·당규에서 벗어나는 범위에서 경선 룰을 바꿀 명분이 없다고 본다”며 “후보 간 경쟁을 서둘러 해야 하는 상황에서 경선 룰을 바꾸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잡음만 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몇 차례 예비경선(컷오프)을 할지 또 몇 명씩 추릴지 직전 경선 사례 등을 참고해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심 반영 비율에 따라 찬탄(탄핵 찬성)과 반탄(탄핵 반대) 후보별 유불리는 엇갈린다. 지난 대선 경선에서는 국민여론조사 80%, 당원투표 20%로 1차 컷오프를 했다. 2차 컷오프에서는 국민여론조사 70%, 당원투표 30%였다. 최종 컷오프 후 본경선에서는 50%씩 반영했다.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의원 등은 국민여론조사 100%로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본경선에 오를 후보를 3명으로 할지, 4명으로 할지 등을 놓고도 갈등이 표출될 수 있다.

현 경선 룰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등 반탄에 서 있었던 후보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이다. 김 장관은 탄핵 국면 각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선호도가 높아서 역선택 방지까지 도입된다면 김 장관 대세론에 더 힘이 실릴 수 있다.

당심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경선이 치러질 경우, 본선에서 경쟁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당내에서 나온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경선에 개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윤심(尹心)도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