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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성훈, 50억 도쿄집 공개 “아내 소유…셋방살이”
14명 독살 30대 ‘청산가리 여사’…사형 선고에도 ‘씨익’
‘규제파’ 미국 SEC수장 “사퇴”… 비트코인 ‘9만9000달러’ 돌파
“국정운영 못 맡겨”…서울 대학교수들 잇따라 시국선언
서울 도로 한복판 자기 벤츠 부수며 난동 20대女…무슨 일?
한탄강 유역 수질 “색도는 좋아졌지만 오염도는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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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1건
생성일 2024-01-12
요리 삼매경 정진의 참맛
해가 뜨기 무섭게 옥상에 올라가 이 흙 저 흙을 뚫고 몸을 세워서는 이 방향 저 방향으로 가지를 휘어대는 장미를 보는 일, 제 하루의 시작이라면 무릇 그렇습니다. 자연은 아침저녁으로 “이러쿵저러쿵 잔소리로 하지 않고 일상 속 사소한 일에” 저를 녹여 내게 참회니 깨달음이니 하는 골치 아픈 단어들을 냄새로 알
문화일보
2024-11-08 09:16:45
다디단 감정보다 곱씹을수록 구수한… 독일식 빵 같은 투박한 詩들
10월 들어 처음으로 산 책은 라이너 쿤체의 ‘시’였습니다. 파르스름한 양장에 두툼한 볼륨, 그의 시전집은 비닐에 싸인 채였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책이 답답해서일까 내가 궁금해서겠지, 무지막지하게 비닐부터 뜯기 바쁜데 이상하게도 이건 그러고 싶지가 않았습니다. 멀찍이 좀 떨어뜨려 놓고 살짝씩 좀 흘낏거리�
문화일보
2024-10-11 09:16:36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도 “사는게 낫다” 멋진 다짐
최진영은 ‘삶의 참혹함’을 눈부시게 그리는 작가다. 그는 대체로 곤경에 처한 아이나 청소년을 이야기의 중심에 놓는다. 홀로 세상을 헤쳐 나가야 하는 아이들, 세상에서 승자가 될 순 없지만 자신의 다짐(독백)을 지팡이 삼아 계속 나아가는 아이들을 그린다. 이때 인물이 내뱉는 독백은 독자의 마음을 휘어잡는다.
문화일보
2024-09-06 09:05:41
‘침묵을 먹고사는’ 창작자… 초심 원한다면 꼭 읽어라
단골 카페 사장님은 영화, 음악, 미술, 책에 대해 확고한 취향을 지닌 분이다. 얼마 전 카페에서 마감에 늦은 원고를 쓰느라 낑낑거리고 있는데 사장님이 책을 한 권 건네주셨다. 영화 ‘아무르’에도 잠깐 등장하는 피아니스트 알렉상드르 타로의 산문집 ‘이제 당신의 손을 보여줘요’(풍월당)인데, 정말 좋다며 본인
문화일보
2024-08-09 09:06:21
망하지 않는 가게 위해 오늘도 생업은 계속된다
어릴 때 카페 주인으로 살면 어떨까 상상해본 적이 있다. 빛이 잘 드는 가게에서 세련된 앞치마를 두르고 커피를 내리고 싶었다. 가게는 북적여도 주인만은 늘 우아한 자태로, 슬렁슬렁 움직이는 카페를 상상했다. 이제 자영업자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 알 만한 나이가 되어 그런 꿈은 꾸지 않지만, 이서수 작가의 ‘�
문화일보
2024-07-12 09:10:24
“신발 안으로 비가 와요”… 아이가 본 아름다운 세상
모든 아이가 사랑 속에서 자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아이가 사랑 속에서 자라길 바랄 거라고, 그렇게 믿고 있다. 물론 아동학대에 관한 뉴스를 자주 듣게 되는 끔찍한 시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게 아니라면, 아이가 사랑 속에서 자라는 일을 바라보며 �
문화일보
2024-06-14 09:06:15
소중한 걸 잃고 휘청일 때… 필요한 건 극복 아닌 ‘직시’
어떤 책은 빨리 읽을 수가 없다. 누가 코에 고삐를 채운 것처럼 끌려가듯, 읽기는 읽는데 두려워 멈칫거리고 후퇴할 구멍을 찾느라 두리번거리게 된다. 이 책이 그랬다. 나는 이 책을 한 달 동안 읽었다. 느린 독서였다. 책 속에 길고 지난한 시간이 농축되어 있어, 말하자면 텍스트가 통째로 ‘엑기스’ 같아 한꺼번에
문화일보
2024-05-17 09:06:09
소녀 세계로 입장한 나… 그건 내 선택이었을까?
아이들은 자란다. 그러나 여자아이들은 ‘여자라는 위치로 몰려가며’ 자란다. 작가 안담은 단편소설 ‘소녀는 따로 자란다’(위즈덤하우스)를 통해 여자아이가 소녀로 입장을 정하거나 정하지 못한 채 골몰하는 상황을 파헤친다. 소녀로 입장을 정한 아이는 소녀 세계로 ‘입장(入場)’한다. 사실 아이의 선택이 �
문화일보
2024-04-19 08:58:24
내가 나인 것이 불행할 때 앓는 병, 거식증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은 일정 기간 일부러 굶거나 폭식하는 사람이다. 그보다 더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은 그로 인해 고통받는 자를 조금도 이해하지 못하겠노라 당당하게 말하는 사람이다. 그는 사는 동안 불안이나 불행에서 비켜난 운 좋은 자거나 타인의 고통에 무감한 사람일 게다. 그런 자에게는 이 책을 권하�
문화일보
2024-03-22 09:59:34
평범한 저녁, 남편을 잃은 아내… 글쓰기로 마주하는 ‘그날의 시간’
인간은 늘 무언가를 잃는다. 무엇 하나 영원히 가질 수 없는 게 인간의 운명이다. 우리는 소중한 것을 잃어버리는 줄 모르는 채로 잃기도 하고, 시간이 지난 뒤 잃어버렸다는 것을 겨우 깨닫기도 한다. 잃어버린 대상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어떨까. 이때 상실감은 일생일대의 사건이자 회복 불능의 사고가 된다. �
문화일보
2024-02-16 09:11:50
母女 대화속 숨은 상념… 연필 세밀화 같은 소설
‘눈이 올 정도로 추운지’(엘리)는 묘한 제목이다. 누군가에게 묻는 말 같고, 혼잣말 같기도 하다. 지문의 가운데 토막 같기도 하다. 지금은 겨울 창문을 내다보다 이따금 내뱉게 되는 말이 되었다.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땐 목소리가 희미한 소설인가 싶었다. 대사마저 지문에 녹여 표현한 방식이 지나치게 수동
문화일보
2024-01-12 08: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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